기타
삶은 농담이다,
자야나무
2006. 10. 2. 21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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숲속에 마른 열매 하나가 툭 떨어졌다.
나무 밑에 있던 여우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도망치기 시작했다.
멀리서 호랑이가 그 여우를 보았다.
꾀보 여우가 저렇게 다급하게 뛸 때는 분명 굉장한 위험이 있는 것이다.
그래서 호랑이도 뛰기 시작했다.
호랑이의 뛰는 모습을 숲속 동물들이 보았다.
산중호걸인 호랑이가 저렇게 도망을 칠 정도면 굉장한 천재지변이거나 외계인의 출현이다.
그래서 숲속의 모든 동물이 다 뛰었다.
온 숲이 뒤집혀졌고 숲은 그 숲이 생긴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.
삶도 그런 것이다.
어이없고 하찮은 우연이 삶을 이끌어간다.
그러니 뜻을 캐내려고 애쓰지 마라.
삶은 농담인 것이다.
......
은희경 "새의 선물" 중에서...